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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측하는 미래사회의 모습 – 자원재활용

용호주한 2023. 7. 24. 23:30

몇 년 새 친환경, 혹은 ESG, 혹은 기타 다른 이름으로 전기차나 태양광 같은 것들이 실생활로 훌쩍 다가왔다. 그리고 그 가운데 자원재활용이라는 키워드가 강하게 들어가 있다.

 

자원재활용.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건데, 어떤 자원을 재활용할까?

간단히 생각해 보면 쓰레기나, 폐기물 등에서 귀금속이나 중요한 자원을 뽑아낸다고 봐야 한다.

재활용을 할 수 있는 자원으로는 가장 크게 볼 수 있는게 전기차 배터리, 모터 등의 영구자석, 전자기판,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 등에서 메탄가스나 수소 생산, 혹은 열 생산도 있다. 또한, 쓰레기에서도 똑같이 메탄이나 수소, 열을 생산할 수 있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금속원소들의 재활용이다. 플라스틱이나, 유리, 기타 다른 자원들의 재활용도 중요하다. 하지만 금속원소들은 추가로 생산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재생산이 불가능하지 않나. 그 중에서도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금속원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금속원소들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이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 모터, 태양광패널 등이라고 본다.

전기차 배터리를 먼저 생각해보자. 현재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전세계 기준으로 대략 10%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선진국이 2035년에는 내연기관차의 등록을 막을 거라고 발표를 했다. 유럽이 그러했고, 미국이 그러했다. 우리나라도 서울은 2035년 이후에는 내연기관차 등록을 못하게 할 거라고 했다. 그러면 대안은? 전기차 아니면 수소차다. 그 중에서 전기차의 경우, 차 한 대에도 엄청난 양의 배터리가 들어가게 되는데,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들어가는 금속은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이다. 그 외에도 미량 원소들이 상당히 들어가긴 하지만 이런 금속원소들은 상당히 많은 양이 들어간다. 종류에 따라 조금 다르긴 하지만 리튬은 70% 이상이 들어가고, 니켈, 코발트 등도 많이 들어간다. 그 덕택으로 지금도 배터리용 금속들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콩고의 코발트도, 인도네시아의 니켈도 가격이 엄청 오르고 있다. 리튬을 가진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다보니 자원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수출을 통제하거나, 원재료 형태의 수출을 못하게 막는다거나 하는 일들도 상당하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기차를 안만들 수는 없다. 배터리를 다른 소재를 이용한다? 가능하겠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거다. 지금 나오는, 모든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금 나트륨 배터리가 연구가 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멀었다. 그리고 나트륨 배터리는 전기차보다는 ESS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보니 전기차용 금속원소들의 사용량은 꾸준히 늘어갈 거고, 재활용을 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해진다. 이미 전기차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의 주가는 날아가고 있다.

전기차 말고도 배터리의 중요성은 점점 더 늘어간다. 배터리의 사용처 중에서 가장 큰 건 아마도 앞으로는 ESS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양보다는 ESS에 들어가는 양이 절대적으로 많을거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태양광이나 육상, 해상풍력은 점점 더 늘어갈 거고, 이런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때문에 전기저장시설은 더더욱 중요해질거다. 그런 전기저장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ESS와 수소나 암모니아 등이다. ESS는 전기를 저장하는 효율이 가장 좋을 것이나,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어렵다. 그리고, 안정성 측면에서도 화재의 위험 등은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배터리는 산화환원 반응에 필요한 모든 원소들이 배터리 내에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외부산소를 막는다 해도 내부에 있는 산소로 다 탄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물을 부어도, 소화기를 뿌려도 불이 안꺼지는 거다. 물론, 앞으로는 전고체배터리나 그런 것들이 이런 일들을 막아주리라 기대하지만, ESS라는 측면에서는 한번에 불이 나면 전체가 다 연소된다는 단점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른 방법으로 수소로 변환해서 저장하는 것이 있으나,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낮다는 점과, 저장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다. 전기를 이용해서 수소를 생산하고, 수소로 다시 전기를 생산한다고 했을 때, 그 변환효율이 배터리에 비하면 훨씬 낮을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수소를 액화수소 형태로 저장하는 것은 ESS에 비해서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장점은 수소형태 그대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과, 질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점으로 인해, 수소 형태 그대로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수소 형태 그대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암모니아를 합성해서 저장하는 쪽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수소도 폭발 가능성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있는데, 암모니아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수소에 비해 암모니아 자체의 독성도 문제가 된다. 수소는 문제가 생겨서 누출이 된다고 하더라도,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는데, 암모니아는 그 자체가 독성을 갖고 있어 누설이 된다면 큰 문제가 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사는 거주지 옆에 암모니아 탱크로 보관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두 번째는 희토류의 재활용이다. 희토류. 한가지 금속이 아니라 여러 금속의 그룹이다. 주로, 영구자석이나, 혹은 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희귀금속원소를 일컫는다. 아래 표가 희토류 원소 및 주요 용도이다.

이런 희토류 중에서 최근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되는게 네오디뮴이다. 주로, 전기차 모터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영구자석을 만드는데 사용이 되는데, 이런 희토류원소를 제련하는데는 상당히 많은 양의 환경오염물질이 나오고, 그 중에서는 방사능물질도 나오는 편이다. 희토류가 한가지로 존재하지 않고 이것저것 많이 뭉쳐서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 중에서 한가지 원소를 추출하고 남는 찌꺼기에 방사능물질이 포함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희토류 제련을 많이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일까? 중국이 희토류 매장량도 전세계 40% 정도로 많기도 하지만, 제련 기준으로는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희토류 역시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면 재활용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희토류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곳을 찾아보면,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재료연구원이라는 곳에서 그런 기술을 많이 개발했고, 이 기술들을 중소기업에 전수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리고, 한국재료연구원에서 개발하고 있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거나 소량 사용하는 강력한 영구자석 개발인데, 이미 상당한 기술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아마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앞서나가는 기술이 아닌가 한다. 그런 기술을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에게 전수를 한다고 하는데, 그 기업들이 제대로 된 기업이길 빌어본다.

아무튼, 현재 미중간의 무역분쟁이 심해지고 있는데, 미국은 반도체를,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로 싸울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중간에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희토류가 반드시 필요한데, 중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이 중국으로 반도체를 수출하지 못하게 하여 또 손해를 보는 국가가 우리나라이기도 하다. 중간에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많지만, 그래도 희토류 재활용이나 희토류를 적게, 혹은 쓰지 않는 강력한 영구자석을 이용해서 전기차의 성능을 끌어올린다면 전세계를 주도할 수도 있을거다. 나도 최근들어 이런 기업들을 투자하기 위해서 찾아보고 있다.

태양광 패널도 마찬가지로, 소재의 재활용이 중요하다. 태양광 패널은 1세대, 2세대, 3세대로 나뉘는데, 1세대는 주로 무기화합물, 2세대는 유기화합물이고, 3세대는 페로브스카이드 소재이다. 물론, 유기화합물이라고 해서 금속원소가 안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다는 거지. 그리고 그게 토양오염을 줄이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0%가 채 안된다. 그걸 80%, 9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전세계 태양광 패널 생산량의 90% 이상은 중국이다. 웃기지만, 중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기술력이나 시장점유율도 낮지는 않다. 하지만 그래봤자다. 그런데 최근들어 미중무역갈등이 첨예화되면서 우리나라 태양광패널 업체들의 업황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 패널들이 주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인권문제가 있는 거다. 그리고, 신장의 싼 인건비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생산비 자체를 낮게 유지하고 있는데, 위구르의 인권문제가 이슈화되면서 그쪽에서 생산하는 패널의 단가가 서서히 올라가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에게는 도움이 된다.

물론, 당장 RE100을 위해서도 우리나라에는 태양광패널을 많이 설치해야 한다. 해상풍력 역시 마찬가지일거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ESS나 수소로 저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10%가 채 안되는 전력생산량을 80~9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2050년까지 지금보다 전기사용량이 대략 5~10배 정도로 늘어날 거라고 한다. 거기에 점유율까지 높여야 하는거다. 정말이지 거의 온 국토를 태양광 패널로 덮어야 할지도 모른다. 모든 도로에는 지붕을 씌우고 태양광 패널을 달아야 하고, 가까운 갯벌에는 해상풍력을, 조금 먼 바다에도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설치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걸 다 감당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태양광패널을 생산해야 하고, 거기 들어가는 금속원소들을 사용해야 한다. 그 금속원소들을 재활용하는 것은, 희귀금속원소의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할 거고, 또 토양오염을 줄이는 데도 기여를 할 거다.

 

이것 외에도 다른 자원들의 재활용 비율도 높여야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 등을 분해해서 수소나 휘발유, 경유 등을 생산한다거나, 음식물 쓰레기 등을 이용해서 바이오수소 등을 생산하거나, 열을 발생시켜 지역난방에 사용한다거나. 지금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버리는 목재 부스러기 등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추가로 개발해야 한다. 현재 SK에서 개발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이용한 수소 생산, 엘켐텍이나 다른 여러 스타트업에서 개발하고 있는, 혹은 개발된 음식물 쓰레기 등을 이용한 바이오수소 생산이나 기타 퇴비의 생산 등. 이런 기술들은 점점 더 발전해 나가고, 우리도 이런 기업들에 투자를 더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기술의 발전이 단순히 자연을 깨끗하게 하는 것 외에도, 우리에게는 기술적 장벽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고용을 늘리는 역할도 많이 할 것이다.

 

순환하는 자연 속에 우리도 포함되어 있다. 깨끗한 자연을 만끽할 것인지, 오염되어 물하나 마시는 것도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인지, 숨쉬는 것조차 비용으로 봐야 하는 세상으로 갈 것인지는 우리가 이러한 기술을 대하는 태도에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비용이 더 들더라도 결국 우리는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