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계속해서 글을 끄적거리고 있다.
처음에는 AI였다가, 로봇이었다가, 한때는 3D프린터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그리고 드론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고, 스마트팜, 메타버스,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심지어는 원자력과 SMR에 대해서도 찾아보고 공부를 해 보기도 했다. 아주 얕게, 그리고 껍데기도 살짝만 혀만 대 보는 수준도 안되겠지만...
그러다가 양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봤고...
오늘은 그러다보니.. 앞으로는 뭐가 문제가 될까? 하는 고민을 해 봤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보니.. 결국 문제가 되는건 전력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 저녁에 과학계에 발을 들이고 있는 선배랑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왔다.
나름 그쪽에서는 열심히 방송일을 하는 사람 중의 한명이다.
그 선배랑 이야기를 하다가 양자 컴퓨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그 선배는 결국 양자컴퓨터에 기여하는 정밀기계 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이야기를 했고, 나는 전력쪽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이야기를 했다.
전력...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면, 정말로 부족한 것이 이 전력이다.
나는 이재명 정부에서 가장 준비를 잘 해야 하고, 이 이후의 정부에서도 가장 준비를 잘 해야 하는 것이 이 전력 인프라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산업을 하더라도, 이 전력 인프라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할 것이다. AI? 전력이 없다면 제대로 시도해 보지 못할 것이다. AI 클라우드가 전력을 얼마나 많이 먹는가. 물론, 다른것들도 많이 필요하다. 당장 우리나라에 AI칩이 얼마나 많이 부족한가. 양자컴퓨터? AI보다 전기를 더 많이 먹을거다. 얘는.. 양자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 절대 0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 전기를 어마무시하게 먹을거다. 그리고.. 앞으로 제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로봇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로봇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가 필수다.
그런데 과연 그게 가능한 이야기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불가능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산업들이 전기를 요구하는가? 얼마나 많은 작업들이 전기를 요구하는가? 얼마나 많은 작업들이 자동화를 요구하는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들이 전기로 전환되려고 하고 있는가?
공장을 돌리는 전기는 당연히 늘어만 갈 거고, 자동화율은 늘어만 갈 거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AI는 점점 늘어만 갈 거고, 그걸 돌리기 위한 클라우드 센터는 늘어만 가지 않을까? 그걸 돌리기 위한 전기는 또 어디서 구할까? 우리의 일상 생활에 로봇이 점차로 침투할 건데, 그 로봇은? 로봇이 사용하는 전기는 어디서 날까? 자동차는 전기차나 수소차로 바뀐다고 하는데, 그 차들이 사용하는 전기는 또 어디서 날까? 어디서 생산해서 어디로 보낼까?
예전에 그런 계산을 해 본 적이 있다.
2020년 대비 2050년에는 전력 사용량이 최소 5배에서 최대 10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발전소를 얼마나 더 지어야 하는지를. 여기서 화력발전소는 더 이상 못짓고, 태양광이나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은 그대로. 화력의 비중만큼을 원자력으로 대체를 한다면? 그러면 원자력 발전소를 몇 개를 더 지어야 할까? 2020년에 원자력 발전소의 발전비중은 대략 26~27% 정도. 그게 22기 정도였다. 그런데 화력발전소의 발전 비중은 석탄화력+LNG화력 해서 65% 정도. 이 두가지를 대체한다고 치면 75기 정도 지어야 2배의 사용량을 감당할 수 있다. 5배 늘어난 전력량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를 300기 이상 지어야 한다는 결론. 뭐.. 대략적인 계산으로 나온 수치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만.. 근사치는 될 거다. 그런데.. 정말로 저렇게 지을 수 있을까? 우리 처지에 저렇게 전력을 마구 생산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나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원자력발전소를 저렇게 지을 수 있을리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엄청나게 늘릴 수 있을리도 없다. 신재생에너지라는게 결국 태양에너지가 지표면에 닿는걸 전기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땅의 넓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은 사용량을 줄이는 수밖에 없지 않나. 결국은 저전력이 필요하다.
AI도 저전력. 로봇도 저전력. 전기차도 저전력. 심지어는 양자컴퓨터도 저전력. 모든 것들을 최대한 가성비를 뽑아내고, 저전력으로 돌리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래서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팔이 하나인 로봇이, 혹은 팔만 있는 로봇이 더 저전력이라면, 그걸로 가게 될 것이고, 다리가 있는 로봇보다 바퀴가 있는 로봇이 더 저전력이라면 다리보다 바퀴가 있는 로봇으로 가게 될 것이다. 적어도 그게 대세가 될 것이라는 거다.
실제로는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고급화 전략이라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는 대세가 되는건 가성비 제품이다. 특히나 산업적인 부분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더 그러할 것이다.
지구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제한될 것이다.
아마도,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서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우리는 개개인이 사용하는 에너지가 부족한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결국은 저전력이 답이 될 것이고, 그게 모든 형상을 결정하지 않을까.
사람의 형상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야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의 형태를 유지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사람의 형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뭐.. 그게 사람이 아니라도, 우리에게 친숙한 형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다리가 4개 달린 개의 형태를 굳이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굳이 이런 생각을 해 본다.